누가 죽였는가?
아니, 그보다 먼저 묻고 싶다.
왜 모두 침묵했는가.
1. 이 책은 단순한 ‘살인 사건 추리물’이 아니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4번째 작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지’ 맞히는 서사가 아니다.
이야기는 시작부터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
11년 전, 두 명의 여고생이 실종되었고, 토비아스는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리고 그는 형기를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를 기다리는 건
“다시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던 놈”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냉기,
그리고 11년 전과 너무 닮은 새로운 실종 사건.
2. ‘백설공주’는 누구인가?
책 제목은 도발적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그러나 이 책엔 독사과도, 유리관도, 일곱 난쟁이도 없다.
여기서 말하는 ‘백설공주’는 선량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자기 욕망을 위해 타인을 조종할 줄 알며,
마을 전체를 한 방향으로 돌려세우는 힘을 가진 존재다.
그 백설공주는 사라졌다.
그리고 마을은 그 실종이, 아니 그 죽음이, 모두의 이익이었다고 믿으며 지금껏 살아왔다.
3. 이 책이 불편하고 무서운 이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사건보다 사람이 무섭다.
- 가해자를 확신하며 재판 없이 마녀사냥하는 이웃들
-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을 택한 권력자
- 자신에게 돌아올 불편함을 피하려는 방관자들
- 그리고 그 집단 속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정상”을 가장한 피해자들
이 모든 구조는 익숙하다.
멀지 않다.
우리가 뉴스에서, SNS에서, 때로는 직장에서 마주한 풍경과 닮아 있다.
4.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 – 입체적인 인물들과 사회적 메시지
넬레 노이하우스는 단지 ‘범인을 밝혀내는 작가’가 아니다.
그녀는 진실을 외면하는 사회 전체를 범인으로 세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경찰 올가 팀의 보덴슈타인과 피아다.
특히 피아는 여성의 시선으로, 그리고 ‘백설공주’의 자리를 스스로 벗어나려는 존재로 그려진다.
조연들도 심리적으로 깊게 조명되고 가해자로 지목된 토비아스는 전형적인 피해자도, 완전한 선도 아니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설득이 되는건 왜일까.
5. 이 책이 남기는 여운
이 책의 진짜 무서운 점은,
_범인이 밝혀지고 나서도 마음이 후련하지 않다는 점.
왜냐면, 우리가 그 진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알고도 외면했거나, 그걸 ‘살기 위해’ 잊은 것.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_“진실은 가장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다”_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추천 대상 독자
- 단순한 살인사건보다 사회 구조에 얽힌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
- ‘한 명의 악당’보다 ‘모두가 공범인 구조’를 파헤치는 서사에 끌리는 독자
- 독일 소설 특유의 냉정한 감정선과 구조적 구성미를 좋아하는 분
❗ 사기 전에 이것만은 알고 가자
- 독일 이름/지명이 많아 초반 몰입은 약간의 집중 필요
- 미스터리 자체보다 심리와 구조 해석에 중심이 있음
- 결말은 깔끔하게 ‘속 시원한 정의구현’이 아님 → 현실에 더 가까운, 그래서 더 찜찜한 진실
- 큰글씨 책도 판매 중이다. 다만, POD (Printed On Demand: 고객 요청에 의한 주문형 인쇄)
POD 상품은 취소, 반품 불가하다.
한 줄 감상
“마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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